Netflix 흑백 요리사: 요리 계급 전쟁

Sept. 17, 2024 Seoul 서울

지난 겨울 즈음, 넷플릭스에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며 연락을  받았다는 셰프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. 누군가는 지원을 하고 연락을 기다리기도 하고, 누군가는 넷플릭스 제작진의 출연 제의를 먼저 받기도 했다. 심지어 해외에 있는 한국 셰프들에게도 연락이 갔다.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은 그 다음 해 봄 어느때쯤, 각자의 희비가 조금씩은 엇갈리는 가운데 촬영을 마쳤다. 한여름 지나고 방송 될 거라고 한 이 프로그램은 이제 “흑백요리사:요리 계급 전쟁”라는 이름을 달았고, 9월 17일오늘 4시, 드디어 첫 4편이 공개된다.

여기에 참여한 셰프들은 이 방송에 왜 나왔을까? 내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광탈할 수도 있고, 어쩌다 내뱉은 자극적인 한마디가나의 원래 일상의 이미지인양 편집될 수도 있고, 그 요리를 이 프로그램에서 굳이 만든 이유가 있지만 그 설명은 딱 잘라진 채로,나의 의도와 다르게 방송에 나갈 수도 있는 예능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, 왜 참여하기로 결정했는지도 생각해 볼만하지 않을까. 넷플릭스가 섭외한 셰프들은, 각 업장의 오너이거나 헤드 셰프다. 그 업장 주방의 대표 셰프여야한다는 게 조건이었다.

단순히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, 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업장의 홍보를 위해서, 더 나은 운영을 위해서인 사례가 많다. 비어있는 테이블과, 드문드문 들어오는 예약 내역을 보면서, 내가 지금 내 요리를 알리고 내 직원의 월급을 책임지기 위해서 할 수 있는그 어떤 것이라도 하고 싶은데라고 고민하던 셰프들에게, 하나의 동앗줄이기도 했다.

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이 지난 달 말 공개한 자료에서도 전반적인 외식업 매출 규모가 7월에 전년 동기 대비 3.3% 감소했다고하고, 지난 5월 한국신용데이터에서 발표한 2024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서도 전년 대비 7.7퍼센트 정도 평균 매출이떨어졌다고 한다. (파이낸셜 뉴스, 헤럴드 경제 기사 참조) 아마도 개개인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매출 감소는 아마도 더 클 것이다. 아직 크게 매출 타격을 받지 않은 곳도, 언제든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보니, 미래를 위한과감한 투자 또한 어렵고, 그만큼 외식업의 발전이나 변화는 더디어진다.

이 방송을 기다리는 사람 대부분은, 외식업 운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것이다. 내가 자주 가던 식당의 셰프가 나온다니 반가워서, 우리집 주변에 있어서 가보려고 했던 식당의 셰프가 나오니 신기해서, 백종원 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항상 보던 시청자여서, 평가자로 나선 미쉐린3스타 업장의 셰프는 백종원과 다르게 맛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서 등 여러가지 이유에서 새 프로그램을 기대한다.

넷플릭스가 깔아준 경쟁판에 들어간 셰프들의 요리를 단지 눈과 귀로 스크린을 통해서 접하는 게 아니라, 내가 그렇게 지키고 싶은 주방이 도대체 어떤 것이길래 컨텐츠 플랫폼에 나타난것인지, 누군가는 한 번쯤 더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. 내 주머니 사정도빠듯하지만, 그래도 어느 날 하루쯤, 이렇게 간절한 셰프들에게 한 끼 식사를 맡기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.

참조 기사

https://www.fnnews.com/news/202405281406225837

https://biz.heraldcorp.com/view.php?ud=2024082605005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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